순이네 손녀

순이네 손녀 3

snow2022 2022. 8. 12. 18:41

여름에 날씨가 너무 더워서 숨 쉬기도 힘들 때, 순이네 할아버지는 그렇게 미역냉국과 보리밥에 땡초를 즐겨 드셨다.  더위를 특히 더 타는 할아버지 덕에, 순이네 할머니는 너무 바빴다.  

나팔꽃이 활짝 입을 열면 곧 할머니는 할아버지 삼베 옷을 풀 먹이고 다리고, 아주 난리 브루스의 연속인 하루하루를 보냈다.  클린 프릭, 청결 대마왕 할아버지는 그 더위에 목이 시뻘겋게 타오느는데도 아침, 점심, 저녁 청소를 했고,  온 갖 이불을 털고, 걸레를 빨아 널고 했다.  

순이네 손녀는 고기 알레르기가 있었다.  의사 말로는 10년, 20년 지나면 자연스레 사라질꺼라고 했으나,  아직은 고기 한 점에 온 몸에 빨간 부스러기가 나고 근지러워, 손녀딸은 정말 고기를 한 점도 안 먹는데 이미 익숙해 진 상태로 살아갔다. 여름이면 복날에 삼계탕 국물도 못 먹어보니, 안스러워 순이네 할머니는 꼭 어디 생선이라도 먹일려고 그렇게 순이네 아빠에게 거짓말을 해댔다.  순이 할아버지가 막 드시고 싶어하신다.  그것 없으면 역정을 내신다.  피곤하다.  언능 사온나. 등등 득달득달을 했다.  그리고는 맛난 거 젤 먼저 본인이 꼭 먹어야 하고, 젤 좋은 건 본인이 젤 먹어야 하는 순이 할어비지 몰래, 젤 좋은 생선을 손녀를 주면서, 언능 할아버지 없을 때 먹으라고 그랬다.  할아버지 암면, 혼난다고, 난리난리 친다고, 안 먹는다고 하다, 어린 손녀는 할머니가, " 니 줄라고 할매가 얼마나 고생했는데, 언능 무라" 그럼 또, 할머니가 주는 생선이 너무 고마워, 정말 허겁지겁 먹고, 손 씻고 이 닦고 방에 들어갔다.  

언제는 새벽에 영덕대게라도 가지고 올 쯤이면, 할머니는 새벽 기도 간 할아버지 오기 전에 손녀 딸 먼저 깨워서 언능 먹이고, 할아버지 거 따로 채리고, 참 바쁘게 대게를 손질 했었다.  새벽 4시에도 5시에도, 대게 소리만 들으면 벌떡 일어나는 손녀딸이 고기 못 먹어서 대게에 환장한 줄 알고, 박스째 얼마나 아버지를 들들 볶아서 심부름을 그렇게 시켰는지 모르겠다.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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