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추억에서 - 박재삼

snow2022 2022. 9. 29. 15:48

진주(晋州) 장터 생어물전(生魚物廛)에는

바다 밑이 깔리는 해 다 진 어스름을,

 

울엄매의 장사 끝에 남은 고기 몇 마리의

빛 발()하는 눈깔들이 속절없이

은전(銀錢)만큼 손 안 닿는 한()이던가.

울엄매야 울엄매,

 

별밭은 또 그리 멀리 / 우리 오누이의 머리 맞댄 골방안 되어

손시리게 떨던가 손시리게 떨던가.

 

진주(晋州) 남강(南江) 맑다 해도

오명 가명 / 신새벽이나 별빛에 보는 것을,

 

울엄매의 마음은 어떠했을꼬.

달빛 받은 옹기전의 옹기들같이

말없이 글썽이고 반짝이던 것인가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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